같은 사건, 다른 반응 – 왜 자폐인은 다르게 느낄까?
안녕하세요? 링크허니입니다.
“왜 자폐인들은 삶이 그렇게 힘들어 보일까?”
이런 질문을 들으면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우리가 어떤 사건을 ‘트라우마’로 경험하는 방식은 누구나 다릅니다. 그러나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정말’ 다르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지 감정의 문제만이 아니라, 감각과 정보처리, 기억 부호화, 그리고 사회적 지지 구조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폐증과 트라우마는 이제 분리해서 논의하기 힘든 주제가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자폐증 환자들이 왜 트라우마를 다르게 경험하는지를 과학적 연구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자폐증과 트라우마가 얽히는 방식
1. 자폐인은 더 많은 트라우마에 노출된다
연구에 따르면 자폐증 환자들은 비자폐인보다 외상적 사건을 경험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2023년 Hernández-González 등의 연구에서는 자폐 성인이 아동기부터 성인기까지 다양한 트라우마적 사건에 노출되는 비율이 훨씬 높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여성 자폐인의 경우, 2022년 Cazalis 연구에서는 무려 90%가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전체 여성 인구의 일반적인 수치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뿐 아니라, Hartley 외(2024)는 ACEs(Adverse Childhood Experiences Scale)를 활용한 연구에서 자폐 성인이 신경전형 아동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부정적인 아동기 경험을 보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지 '느낌'의 문제가 아니라 통계적으로 입증된 사실입니다.
2. 감각처리 방식의 차이 – 세상을 다르게 본다
자폐증의 핵심은 정보처리 방식의 차이에 있습니다. 뇌가 정보를 받아들이고 저장하는 방법 자체가 다릅니다.
- Vlamings 외(2010)의 연구에 따르면, 세 살짜리 자폐 아동은 사람의 얼굴을 볼 때 뇌의 반응이 비자폐 아동과 다르게 활성화됩니다.
- Scott-Van Zeeland 외(2010)는 사회적 보상에 대한 뇌 반응에서 자폐 성인이 보상 회로를 덜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런 정보 처리의 차이는 트라우마가 뇌에 어떻게 '기록'되는지, 그리고 이후 얼마나 쉽게 '재경험'되는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3. 단방향 집중과 반추 – 깊게, 그리고 오래 남는다
자폐인의 인지 특징 중 하나는 **Monotropism(단일 집중 경향)**입니다. 이는 어떤 주제나 자극에 대해 집중력이 강하게 몰입되는 특성을 말합니다. 평소에는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트라우마의 경우 이는 기억의 반복 재생과 반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Haruvi-Lamdan 외(2020)의 연구에서는 자폐인이 PTSD 증상을 더 강하게 재경험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플래시백, 침투적 기억, 반추 등 증상의 형태도 다양했습니다.
- Rumball 외(2023)는 자폐인이 더 다양한 사건에 대해 PTSD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곧, 자폐인이 단순히 "민감하다"는 수준이 아니라, 뇌가 기억을 부호화하고 보존하는 방식 자체가 일반인과 다를 수 있다는 시사점입니다.
4. 고립과 사회적 지지의 부재
사회적 지지는 트라우마 극복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자폐인은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지속적인 오해와 배제를 경험합니다.
- Collins & Murphy(2022)는 요양 시설 등에서 자폐 환자에 대한 학대 사례가 과소 보고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 자폐인이 사회적 의사소통에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한 경우, 트라우마 발생과 유지에 있어 더욱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PTSD의 발현뿐만 아니라 치료적 개입에도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5. 자폐 친화적 트라우마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트라우마 치료 프로토콜은 신경전형적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자폐 환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조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시각적 자료 사용
- 감각 과부하에 대비한 환경 조정
-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유연성
- 치료 중단 의사 표현 방법 마련
Peterson 외(2019)는 이러한 접근법이 자폐 환자의 참여율과 치료 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EMDR이나 TBT와 같은 기존 기법도 자폐인에게 적용되고 있지만,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입니다.
결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자폐인들은 세상을 다르게 봅니다. 그리고 그들이 경험하는 트라우마도 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존재한다고 해서, 그들이 느끼는 고통이 '덜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르게, 그리고 더 깊게 아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방은 치료보다 중요합니다.
신경다양성 교육, 자폐인 커뮤니티의 강화, 폭력과 학대의 감시체계 강화는 트라우마의 사전 예방에 결정적입니다.
또한, 신경 다양성을 인정하는 트라우마 치료법의 개발과 적용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제는 자폐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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